고기와 채소 사이, 극단을 피하고 균형을 택한 식생활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이라는 식습관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채식 위주의 식단을 지향하면서도 필요에 따라 육류나 해산물, 유제품을 섭취하는 유연한 채식주의를 뜻하며 엄격한 비건이나 채식주의자와 달리 현실적인 식습관과 건강상의 균형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방식이다.
최근 환경문제와 동물복지, 건강을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완전 채식은 어렵지만 식물성 식재료의 비중을 높이고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졌고, 이에 따라 플렉시테리언이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플렉시테리언 식당이 늘어나고 있으며, ‘식물성 중심’이라는 콘셉트의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는 전통적인 고기 요리를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하거나 해산물 대신 버섯이나 콩, 두부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기업들도 플렉시테리언 소비자층을 겨냥해 식물성 원료로 만든 소시지, 햄버거 패티, 우유, 요거트 등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으며 특히 대체육 시장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고기와 유사한 식감과 맛을 구현하며 채식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
플렉시테리언 식단은 탄수화물과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면서도 단백질과 섬유질, 항산화 성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구성되기 때문에 체중 조절, 혈압 개선, 장 건강 강화, 심혈관 질환 예방 등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한다. 특히 중장년층에서는 고지혈증과 고혈압 예방을 위해 육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플렉시테리언 식단은 강박 없이 자연스럽게 식단을 조절할 수 있는 방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심리적 저항감도 낮다.
식물성 단백질의 경우 포화지방이 낮고 대사 과정에서 체내 염증 반응을 덜 일으키기 때문에 피로 회복과 에너지 유지에도 효과적이며, 콩, 렌틸콩, 퀴노아, 아보카도, 브로콜리, 견과류 등을 중심으로 한 식단이 인기를 끌고 있다. SNS 상에서는 ‘식물 80%, 동물 20%’라는 비율이 건강한 플렉시테리언의 기준으로 공유되며 브런치 카페, 샐러드 바, 비건 마켓 등에서 플렉시테리언을 위한 메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플렉시테리언 라이프를 실천하는 셀럽들이 미디어를 통해 식단과 레시피를 공유하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트렌디한 건강관리 방식으로 공유되며, 단순히 식사를 조절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경 보호와 윤리적 소비에 동참한다는 의식으로 더욱 강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일주일에 1~2회 정도만 육류 섭취를 줄여도 체내 염증 수치가 낮아지고 심혈관 질환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플렉시테리언 식단이 많은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결국 플렉시테리언은 먹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더 잘 먹기 위한 새로운 선택이며 건강과 윤리, 환경을 아우르는 ‘먹는 태도’의 변화로 평가되고 있다.
